[강민수의 사회적경제 톺아보기]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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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구 소재 김대중컨벤션센터 입구. 사회적경제박람회 개최를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붙어있다. 
광주 서구 소재 김대중컨벤션센터 입구. 사회적경제박람회 개최를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붙어있다. 

지난 7월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사회적경제박람회에 참여했다. 함께하지 못한 분들과 내년을 준비하는 분들을 위해 소감을 나누어 보려한다.

올해 사회적경제박람회를 통해 좋았던 점을 꼽으라면 먼저, 사회적경제의 범위와 역할이 넓고 깊어진 점이다. 사회적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는 홍남기장관 축사를 통해 사회적경제가 사람(People), 지역(Local), 연대(Union), 사회혁신(Social Innovation)이라는 4대가치를 추구한다고 하였는데, 이는 사회적경제가 단순히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넘어 보다 새로운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거나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사회적경제 박람회에 참가한 부스들의 유형이 다양해졌고, 정부 17개 정책홍보 부스를 살펴보니 부처마다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고유의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었다. 이는 2017년 10월 정부가 발표한 사회적경제 활성화 정책이 영향을 미쳐 사회적경제가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있기 때문이며, 정책적으로는 기존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를 넘어 각 부처로 사업이 확장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코로나19로 만날 수 없었던 현장의 사회적경제기업가들이 사회적경제 100인 연찬회를 통해 만나 현장의 문제를 나누고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을 한 목소리로 요청했다는 점이다. 사회적경제 100인 연찬회에 참여한 활동가들은 한 목소리로 현장 활동가들의 만남과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내년 1월에는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활동가 대회를 개최하여 사례를 나누고 제20대 대선에 정책적으로도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이날 100인 연찬회에 참가한 현장 활동가들은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을 결의하였다.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꾸준히 입법 제정을 요청하였고, 국회는 입법자의 요청을 반영하여 19, 20, 21대 국회를 통해 법안을 제출하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겪으며 사회적경제조직이 지역돌봄 및 사회서비스를 포함해 사회보호와 시민의 삶을 지켜나가는 데 중요한 원천이 될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한다면 사회적경제기본법의 제정은 꼭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제3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 광주 선언문을 통해서 2021년을 ‘사회적경제기본법의 원년’으로 만들어 가자고 선언하고 결의하기도 하였다.

3일 홀리데이인 광주호텔에서 열린 사회연대신협 창립총회 현장.
3일 홀리데이인 광주호텔에서 열린 사회연대신협 창립총회 현장.

한편 이번 사회적경제박람회를 통해 한국사회적경제 진영은 사회연대신협을 창립하기로 결정했다. 3일 진행된 사회연대신협 창립총회에는 169명의 설립동의자 중 97명이 참여하였다.

사회연대신협은 연대회의 회원 조직과 그 종사자들이 자조와 자기책임의 원칙 하에 필요한 돈을 모아 사회적경제 현장을 돕는 은행을 만드는 것이다. 한국사회적경제는 사회연대신협을 통해 개인 대출이 아니라 사회적경제 기업의 기업금융에 집중하려 한다. 동시에 사회연대신협은 몬드라곤협동조합의 노동인민금고 처럼 금융과 창업 지원을 통해 사회적 경제기업을 성장시켜 나가려 한다. 사회연대신협은 그린사회로의 대전환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우리사회의 그린 사회로의 대전환을 선도하는 데 앞장서도록 할 예정이다.

이번 사회적경제 박람회는 코로나19로 한차례 연기되었다가 코로나 19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방역에 유의하면서 대면으로 진행되었다. 박람회를 참여하면서 점차 행사의 형식과 내용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하여 내년에는 경주에서 박람회 행사를 진행하기로 하였는데, 진정으로 한국사회적경제 현장의 성장을 확인하고 과제를 공유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사회적경제가 시장의 실패를 보완하고 나아가서 시장을 다시 사회로 가져오는 길에서 자기 역할을 다 할 수 있었으면 한다. 사회적경제 박람회는 끝났지만, 다시 넓고 깊은 협동과 연대의 길에서 협동하는 사람들과 다시 만나기를 소망한다.

  이로운넷=강민수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장